군대를 제대한 지 벌써 13년 가량 되었다. 요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군대체복무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군복무기간 의무제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과연 사라질지에 대한 부분도 관심사다. 우리나라도 국방의 안전지대가 된다면 불필요한 사회적비용을 야기시키는 군복무의무기간이 없어지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사회적협의는 필요한 부분이겠다. 내가 군대에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의무를 다한후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무는 내팽개치고 자신의 권리만 누리기 원하는 사람들이 많고 사회는 병들게 된다.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의무로 가득하다. 부부사이에도 의무가 많다. 부모는 경제적 책임을 져야 하고, 아이를 바르게 양육해야 하고, 학교를 보내서 가르쳐야 하고, 양가 부모님도 챙겨야 한다. 특히나 부모로서의 의무는 매우 많다. 아이는 아이가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부모가 낳았기 때문에 아이의 평생에 걸쳐서 책임을 져야 한다. 성인이 되더라도 자녀에 대한 부모의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평생의 조력자가 되어야 하고, 자녀가 힘들 때 도움을 주어야 한다. 20살까지만 키우고 나머지는 자기가 알아서 책임지는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도 맞지만 부모로서 보이지 않는 의무는 평생 간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자녀를 바르게 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바르게 고쳐주어야 한다. 아이가 배고프면 먹을 것을 주어야 한다. 아이가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가르쳐야 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어른다운 어른이 별로 없고, 부모다운 부모가 별로 없는 세상에서 과연 자기자신도 바르게 다스리지 못하는데 자녀들을 바르게 양육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부모로서의 절제된 모습과 자녀를 바르게 가르치고자 하는 헌신의 마음이 없으면 힘들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어도 참고 또 참아야 한다.




부모의 의무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이가 바른생각을 가지고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태어나고 아주 어려서부터 아이가 바른 도덕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도록 할려면 부모가 계속 도덕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바른 말로서 도덕적인 아이가 되도록 훈육해야 한다. 아이는 만3세정도까지 평생의 인격이 형성된다. 그런데 그때까지 부모가 무의식적으로 욕을 한다든지, 아이와 대화하고 놀아주기보다는 자신의 일에만 몰두한다면 아이에게는 좋지 않다. 아이와 몸으로 놀아주고,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동물들은 어미와 새끼들이 계속 몸으로 뒹굴고 같이 논다. 그러면서 친밀함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하면서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계속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른으로서의 훈육이다. 


대화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화없는 가정의 특징이 있다. 아이가 조금만 잘못해도 윽박지르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에게 윽박지르고 비난만한다고 느끼게 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 평소에 좋은 이야기도 많이 했다면 잘못했을때는 자신이 꾸중받을 일을 했구나 깨달을 수 있고 고칠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평상시에 별 대화가 없는 가정에서는 부모가 아이에게 꾸중밖에 할 얘기가 없다. 반드시 대화해야 한다. 


내 영혼의 닭고기 수프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가 여기저기 방황하면서 힘들게 지냈지만 마지막에는 아주 건전한 남편이자 부모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좋지 않은 부모 밑에서 바르게 자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가 아무리 술에 취해도 자녀에게 사랑한다고 매일 말해주었다고 한다. 사랑한다는 말과 대화는 정말 중요하다. 아이는 부모가 말해주지 않으면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 다 큰 어른이 되면 부모의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만 어릴 때는 절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반드시 사랑한다고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대화는 아이의 수준에 맞게해야 한다. 어른의 억양과 어른의 어휘로 아이에게 말하면 아이는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안타깝게도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는 어른들은 어른의 눈높이로 아이에게 대화한다. 그러면 아이는 그 어른과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둘째, 아이가 건강한 신체로 자라도록 잘 먹여야 한다. 요즘은 다들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아이를 먹이는 것에 소홀할 때가 많다. 하지만 아이가 먹는 것이 결국은 그 아이의 신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좋은 음식을 잘 먹어야 건강한 아이로 성장한다. 너무 쉬게 인스턴트 음식이나 과자, 음료를 많이 먹이다 보면 그것이 결국 아이의 신체를 형성하고 좋지 않은 물질들이 아이의 건강을 악화시킨다. 그러면 성장하는 기간에는 잘 모르지만 나중에 어른이되고 중년이 되어 가면서 몸이 매우 나쁘진다. 아이가 건강하도록 음식을 잘 챙겨야 한다. 우리는 아내가 전업주부라서 그래도 아이들을 잘 챙겨줄려고 하지만 어려움은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잘 먹는 음식들 위주로 건강한 재료들을 사용해서 음식해 주는 것이 좋다.


셋째,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무엇을 하든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을 수록 좋다. 물론 양적인 것보다 질적으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몸으로 놀아주는 시간이 많을 수록 좋다. 하지만 요즘은 부부가 다 바쁘고 피곤한 시간들을 보내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래서 질적으로 아이가 만족하도록 놀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키즈카페를 가거나 놀이공원을 가거나 도서관을 함께 가서 놀아주는것이 매우 좋다. 그리고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좋다. 나중에 글을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자기 스스로 책을 보지만 그 전에 책을 읽지 못할 때는 부모가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좋다. 이것도 함께 하는 교제의 시간이다. 




넷째, 소소한 일상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알려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길을 가다가 왜 쓰레기를 버리면 안되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왜 다른 친구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면 안되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왜 자신이 성공해서 가치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하는지 잘 가르쳐줘야 한다. 이때는 부모의 권위를 갖고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있게 느끼도록 무게를 실어서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부모의 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행동을 바르게 만들어 간다. 정의롭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약육강식만 가르쳐서 무조건 남들보다 잘되어야 하고,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챙겨야 한다고만 가르치면 아이는 바르게 자라지도 못하고 성공하지도 못한다. 다른 사람고 잘 어울리고 베풀 수 있는 아이로 양육해야 한다. 제발 이기적인 아이로 양육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부모에게는 권리는 없고 의무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은 나의 뜻을 다 접고 자녀가 바르게 성장하도록 전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부모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직 의무만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일에 절제 하고, 인내하면서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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